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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명] 제4회 세계여성회의에서의 노사카 코켄(野坂浩賢) 수석대표 연설

[장소]
[년월일] 1995년9월
[출전] 디지털 기념관 위안부 문제와 아시아 여성 기금
[비고]
[전문]

1995년9월

의장님

 저는 일본정부를 대표해서 의장님께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회의의 의장에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또한 주최국으로서 많은 노고를 기울이신 중화인민공화국 및 국민에 대해 같은 아시아의 이웃나라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고, 또한 '하늘의 절반은 여성이 떠받치고 있다'라고 하는 귀국에서 제4회 세계여성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매우 뜻 깊고 또한 시의 적절한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부토로스 부토로스갈리(Boutros Boutros-Ghali)유엔사무총장 및 이 회의의 준비에 헌신적인 노력을 해주신 세계여성회의 사무국의 몬게라(Mongella) 사무국장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

 저는 지난 달에 여성문제 담당대신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일본은 여성과 남성이 대등한 파트너십을 실현하는 남녀공동 참여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 자리도 바로 이를 위해 관방장관이 겸무하는 직무로서 3년 전에 설치되었습니다. 저는 이 회의에 참가하는 얼마 안 되는 남성대표의 한 사람입니다만 남녀공동 참여사회는 남성이 여성과 함께 진지하게 노력해야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일본에서는 관민 모두 이 회의에 대한 관심이 높고 남성 4명을 포함한 23명의 국회의원이 이 회의에 참가하고 있으며 또 약6000명의 분들이 NGO포럼에 참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의장님

 제1회 세계여성회의 이후 국제사회는 유엔을 중심으로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특히 빈곤에 고통 받고 있는 상황이나 내전과 지역분쟁하에서의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에 직면할 때 저는 여전히 국제사회가 힘써야 할 과제의 크기를 통감합니다.

 우리들은 금번 회의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를 인식하고 평화롭고 번영된 국제사회를 향한 이정표를 세계에 제시해야 합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언제나 세계여성회의의 개최와 여성차별철폐조약 등 유엔의 노력을 계기로 해서 국내의 여성행정을 추진해 왔습니다. 저는 각국 및 국제사회가 이 회의에서 채택되는 행동강령에 제시되는 이정표에 따라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장님

 이 회의에서 제시돼야 할 이정표는 특히 중요한 골자가 3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여성의 임파워먼트이며, 두 번째는 여성인권의 존중이며 그리고 세 번째는 여성과 남성, NGO와 정부,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파트너십의 강화입니다.

의장님

 첫 번째의 큰 골자인 여성의 역량강화 (empowerment)란 여성의 가능성을 충분히 꽃피우게 해서 다양한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해결책의 하나는 교육입니다. 교육환경을 정비한 성과로서 일본에서는 여성의 고등교육 진학률이 1989년 이후 남성을 웃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평생에 걸친 한층 더 다양한 학습기회의 확충을 도모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해결책은 직장이나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입니다. 일본에서는 남여고용기회균등법의 제정 등 고용상의 평등확보에도 성과를 거두어 왔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높은 벽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는 여성 공무원의 채용•등용에 한층 더 노력해 민간기업, 정당 등에도 여성의 등용을 호소하고, 그 외 여성에 의한 창업지원, 농촌이나 농업경영에서의 여성의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의 촉진 등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기 쉬운 환경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세계에 눈을 돌려도 균형 잡힌 지속적인 경제•사회개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남성과 함께 개발에 참가해서 개발단계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여성의 평생을 통한 역량강화 (empowerment)와 남녀격차의 시정을 목표로 한 협력을 확층시킬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목표를 위해서 저는 이 세계여성회의의 자리를 빌어, 일본으로서 '개발도상국의 여성지원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것을 발표합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교육 수준의 향상, 여성의 건강개선, 경제•사회생활에 참여 촉진이라는 3가지 분야를 특히 중요시하며 각각 분야의 상호작용에 유의하면서 포괄적인 활동을 추진시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분야에서 합의된 목표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와 그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노력해 나갈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개도국에서의 여성지원 분야에 대한 일본의 지원은 이미 연간 6억 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 '개도국의 여성지원 이니셔티브'실시를 위해 앞으로 이 분야의 지원 확충에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의장님

 두 번째의 큰 골자는 여성의 인권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여성의 인권이 보편적 및 불가침이라는 점이 국제적으로도 재확인되고 일본으로서도 여성의 인권존중의 의식계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또, '재생산건강권(reproductive health rights)' 의 중요성, 그 실현을 위한 포괄적 접근법의 필요성이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것을 일본은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뿐 아니라 일본으로서는 세계 각지에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이유없는 폭력이나, 비인도적인 태우와 같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관한 제반 문제들을 중시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시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는 올해 7월에 출범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과 협력해서 국내외의 NGO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관해 풀뿌리 차원에서 실시 하고 있는 활동, 예를 들어,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에 대한 보살핌, 혹은 폭력방지를 위한 연구, 계발활동 등을 세심하고도 효과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또 이러한 제반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각국의 활동에 협력하기 위해 이 분야에서의 유엔의 활동의 강화를 지지하고, 이에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이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은 이러한 오늘날의 여성의 인권문제에 대한 활동 외에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소위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과거의 역사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토대로 종군위안부였던 여성들에게 국민적인 보상을 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정부는 이 기금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의장님

 세 번째 골자는 파트너십의 강화입니다. 파트너십이야 말로 공존의 기본이며, 저는 여성과 남성뿐 아니라, NGO와 정부,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파트너십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작년 여름 총리를 본부장, 각료 모두를 구성원으로 하는 '남녀공동참획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국내기구(national machinery)의 강화를 도모하였습니다. 저는 이 본부의 부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만 이 본부가 중심이 되어 21세기의 남녀공동 참획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종합적인 시책의 추진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1세기를 향한 첫 번째의 기본은 남녀의 대등한 파트너십입니다. 일본에서는 개호휴직•육아휴직에 관한 입법 외에, 육아시책의 확충 등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제반 시책들의 추진에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는 ILO156호 조약을 비준하였습니다. 앞으로는 한층 더 선택적 부부별성제의 도입 등 혼인제도의 개선을 검토하는 것과 함께 실질적인 남녀의 평등, 상호이해•협력을 더욱 추진시키기 위해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시책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일본은 NGO와 정부의 파트너십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금번 회의의 준비를 통해서 확립한 NGO와 정부의 협력관계를 앞으로 보다 강화하여 국민적 확대 속에서 남녀공동 참획사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세 번째로 필요한 것은 국경을 초월한 파트너십입니다. 이번에 베이징에 전세계에서 모인 약5만 명의 사람들의 유대가 21세기를 향한 활로를 열어나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일본정부도 인터넷 등을 통해 여성문제에 관한 정보를 널리 세계로 알리고 아울러 특히 아시아 주변국가들의 국내기구와는 손을 잡고 여성문제의 해결을 위해 앞으로 더욱 더 여성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합니다.

의장님

 일본에서는 올해가 부인이 참정권을 획득한지 50주년이 되는 기념할만한 해입니다. 일본의 여성참정권의 선구자, 이치카와 후사에(市川房枝) 씨는 '평화 없이 평등 없고, 평등 없이 평화 없다'며 평등과 평화가 상호실현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호소하였습니다.

 일본은 전후 과거의 교훈에 배우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외교의 기본으로 삼아 왔습니다만, 유일한 피폭국으로서, 일부 핵무기국가의 핵 실험은 지극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들 국가의 자제를 강력히 요청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핵무기국가에 의한 핵 군축과 핵 근절을 향한 진지한 노력을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전쟁에서 가장 먼저 고통을 받는 이는 언제나 여성과 어린이입니다. 그렇기에 세계여성회의에서도 평화를 향한 강한 염원이 항상 제시되어 왔습니다. 여성은 전쟁의 수동적 피해자라는 지위에서 벗어나 평화의 능동적인 실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회의의 성공은 미래의 여성인 소녀에 대한 우리들의 책무입니다. 미래에서 남녀공동 참획사회 실현의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뜻깊은 회의였다고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여기 모인 모두가 노력해 가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