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명] 아시아 아프리카 정상회의 - 고이즈미 총리 연설
4월 22일 고이즈미 총리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 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연설을 했다.
의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반세기 만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 역사적인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며, 회의를 주최하신 인도네시아 및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두분 공동의장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나는 지난 50년간 우리를 결속시켜 온 강한 유대를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는 동시에, 21세기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 세계인들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솔직하게 논의하기 위해 이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50년의 발자취)
50년 전, 반둥에 모인 아시아 아프리카 각국의 대표들 앞에서 일본은 평화국가로서 국가발전에 힘쓰겠다는 결의를 표명했습니다만, 지금도 50년 전의 그 뜻에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일본은 지난 날 식민지지배와 침략으로 인해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국민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겼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절(痛切)한 반성과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을 늘 가슴에 새기면서,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후 한결같이 경제대국이 되어도 군사대국은 되지 않으며 어떠한 문제도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와의 신뢰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세계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결심임을 거듭 천명합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지원 실적)
의장님,
지난 50년간의 일본의 발전은 일본 국민의 불굴의 노력의 덕분이기도 합니다만, 국제사회의 지원이 있었기에 비로소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이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전후의 황폐로부터 다시 일어선 국민과 그 세대의 대표로서, 나는 생활 향상을 위해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려는 아시아·아프리카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일본은 이러한 생각에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개발을 위한 인재양성과 인프라 정비, 물·전염성 질병 대책과 같은 보건위생분야의 지원에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무역·투자환경의 개선에도 노력해왔습니다.
(미래를 향한 평화적인 국제협력 수행에의 결의)
오늘 나는 앞으로 우리들이 손 잡고 추진해야 할 세가지 점 즉 첫째 경제개발, 둘째 평화구축, 셋째 국제협조 추진으로 좁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은 빈곤과의 투쟁과 개발 시의 파트너십 강화를 중시합니다. 국가건설을 위해서는 자발적인 의사와 노력으로 발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각국의 결의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일본은 이러한 노력을 존중하며, 또 지원합니다.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에 기여하기 위해 ODA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0.7%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관점에서 일본에 걸맞는 충분한 ODA의 수준을 확보해 가겠습니다. 또한 후발 개발도상국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무역면에서도 이들 도상국의 생산품에 대한 시장 접근성의 확대에 노력하겠습니다.
아시아는 지난 50년, 크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개발격차의 시정, 경제연대의 추진, 지난번 수마트라 근해 대지진 및 그에 따른 해일피해 경험에 의거한 재난방지대책, 해적대책 등 중요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책을 세워,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해갈 생각입니다. 방재·재해복구대책에 대해서는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 5년 동안 25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습니다.
올해는 '아프리카의 해'입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아프리카 개발회의(TICAD)를 통해 아프리카와 국제사회의 연대에 의한 대(對) 아프리카 협력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2008년에 TICAD IV를 개최하고,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대한 ODA를 2배로 늘리되 계속 증여(grant aid )를 중심으로 할 생각임을 천명합니다.
이 자리에 가장 적합한 테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간의 협력 강화입니다. 일본은 이를 위해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아프리카 청년과 만나 교류하고, 미래를 향한 인재육성을 추진하는 아시아청소년 해외협력대의 창설을 제안합니다. 또 민관이 함께 아시아의 생산성 운동의 지식을 아프리카에서 활용하기 위한 지원을 실시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1만명의 인재육성을 위해 지원해갈 것임을 표명합니다.
둘째로 평화의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안정이야말로 경제발전에 불가결한 기반입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대량파괴무기 등의 확산과 테러방지에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캄보디아와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평화구축을 위해 노력해왔습니
다. 앞으로 중동평화 추진을 위한 팔레스타인 지원과 평화를 위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아프리카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무질서한 무기거래의 방지, 법의 지배와 자유,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적인 가치의 보급은 우리 모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과제입니다.
셋째, 일본은 국제화를 맞이한 세계가 새로운 국제질서를 모색하는 가운데, 우리 아시아와 아프리카와의 연대를 더욱 도모하면서 국제협조를 한층 추진하고자 합니다. UN은 계속 중심적인 국제협력의 역할을 다해야겠지만,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UN, 특히 안전보장이사회를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한 조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피 아난 UN사무총장이 제안하고 있듯이 9월까지 안보리 개혁에 대한 결정을 위해 협력하겠습니다.
(문명간의 대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문명간·문화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에 의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일본은 전통을 유지하면서 근대화를 추진하는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7월에 세계문명포럼을 개최합니다.
(맺음말)
의장님,
작년 노벨평화상은 아프리카의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케냐의 마타이 여사가 수상했습니다. 식림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에 공헌한 것이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마타이 여사는 현재 일본에서 자연의 '예지'를 테마로 개최되고 있는 아이치 엑스포 개회식에 참석, 'もったいない(아깝다)'라는 일본어를 인용하여 효과적인 자원이용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호소했습니다. 물건을 소중히 쓰자,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될 수 있는 한 사용하자, 재사용하자는 '아끼는' 정신을 이해해 주었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연의 혜택을 받아 커다란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진전으로 환경보전과 지속적인 발전이 양립하는 활기차고 강력한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일본은 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결심임을 여기서 표명하며 인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